사회적 자본으로서 영적 자본과 종교적 자본

사회자본과 영적자본

김승환

일라인 그래함(Elaine Graham)과 피터 스콧(Peter Manley Scott)은 공공신학으로서 도시 신학이 일반 사회과학에서 논의되면서 검증된 ‘사회자본’social capital과 상당한 연결점이 있음을 시사하면서 사회자본이 인적자본, 자연자본, 종교자본, 신앙자본, 사회자본의 유형들도 포함하는 개념임을 말한다. 이러한 자본들은 교회의 안팎에서 정의를 세우는 활동을 위한 자원이며 신앙의 실천을 통해 예언자적 영향력을 발휘한다. 그는 도시 신학을 하나님께서 이 땅에 말씀하시는 영역에 참여하는 것으로 보았다. 더 나아가 도시의 재건과 지속가능성, 생태적 미래를 위해 필요한 영역이라 말한다. 도시 신학은 도시에 생기를 불어주며 다양한 도시 구성원들, 다른 종교와 공공기관, 시민사회와 연대하면서 신학적 통찰을 통해, 특히 기독교가 가지는 내러티브와 가치들로 도시 정책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그가 서두에서 밝히듯이 이런 도시 문제는 단순히 한 지역에만 국한된 것이 글로벌한 다른 도시들과 만나게 되기에 자연스럽게 세계화 문제로 이어지게 된다. 교회 공동체가 도시와 시민사회에 미칠 수 있는 영적자본, 신앙자본은 사회자본과도 맥을 같이 한다. 신앙인들에게 사회자본은 공동체의 가치와 문화를 설명할 수 있는 좋은 개념이다. 사회자본은 학자들마다 다양하게 정의하는데 짧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부르디외는 “지속적인 네트워크 혹은 상호 면식이나 인정이 제도화된 관계”

– 콜먼 “사회구성원이 가용할 수 있는 특수한 종류의 자원”

– Portes “사회자본의 핵심은 관계망“

– 로버트 푸트남 “사회참여에 의해 형성”

– Lin “시장에서의 이익을 기대하고 사회적 관계에 투자되는 것“

위의 정의들을 종합해보면, 구성원들을 연결시켜 사회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비물질적 자본으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자본의 개념은 단지 material capital 차원에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다.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보면 자본은 ‘부, 이익, 장점 또는 파워를 부여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부에 대한 개념을 확장시키면 재산 뿐 아니라 인간의 영적인 차원까지 확대하여 할 수 있다. 몇몇 학자들은 자본의 여러 종류를 말하는데, 지적자본, 인적자본, 사회자본 등도 있다. 프란시스 후쿠야마(Francis Fukuyama)는 『신뢰』Trust에서 아시아 사회가 사회자본이 높은데 그것은 그들의 사회적 안정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이라 말한다. 사회자본은 공동체와 조직 안에서 관계의 질을 말하는 것이며, 얼마나 사람들끼리 잘 소통하는지, 서로를 얼마나 신뢰하는지, 한 팀으로 얼마나 기능하는지, 그룹의 정서적인 인지도가 얼마나 높은지, 협력을 위한 네트워크가 효과적으로 구성되어 있는지를 고려하면서 사람들 간의 연결과 관계맺음이 강조된다.

그러나 사회자본에 대한 접근은 미시적으로 관계망에 집중할 수 있지만 거시적으로는 법/제도, 거버넌스 측면에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장시준은 말한다. 사회자본은 네트워크, 신뢰, 상호적 규범을 구성요소로 하며, 몇 가지 요소들을 통해 측정되고 있다. 집단 및 네트워크 정도, 신뢰와 연대감, 집단행동과 협력도, 정보와 의사소통 능력, 사회적 응집력과 참여, 정치적 행동 등이다.

로버트 푸트남은 이탈리아와 그 정부들 안에서 이루어진 작업들을 연구하면서 사회자본은 일반적으로 서구 경제 안에서 줄어들고 있다고 비판한다. 그는 사회자본이 개인들의 연결, 사회적 네트워크와 상호의존의 규준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신뢰할 수 있음’(trustworthiness)이라 말한다(2000). 최근의 연구에서 푸트남은 다른 연구들과 함께 사회자본의 형태를 3가지로 구체화시키는데, Bonding, Bridging, Linking이 그것이다. Bonding의 사회자본은 그룹들 안에서의 연결이고, Bridging의 사회자본은 다른 그룹들과의 수평적 연결을 의미한다. Linking의 사회자본은 수직적인 연결로서 권력과 자원의 중심들과 관계맺기를 하는 것이다. 이 연구는 시민사회의 재건과 도시 재건에 관해 관심있게 지원하고 있는 윌리엄 템플 파운데이션에 소속되어 있는 종교 그룹들의 질적 연구가 사용하고 있는 개념이기도 하다. 이러한 정의는 종교와 영적자본을 분리할 수 없고 특히 ‘인간의 행동’과 경험이 사회자본에 중요한 공헌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크리스토퍼 베이커도 사회자본을 3가지로 요약하는데, 로버트 푸트남을 인용하면서 bonding, bridging, linking을 말한다. 교회는 사회자본을 통해 지역의 소리를 자세히 듣고 참여하며 실천적인 공헌과 함께 다른 종교들과도 연대하면서 common life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연대해야하는 이유를 신앙에서 찾아 낼 수 있다고 말한다. 그 이유의 근거는 공동체의 예배와 기도이며 도덕적 체계와 신학적 세계관을 통해서라고 말한다. 그는 사회자본으로서 영적자본이 추구하는 몇 가지 요소들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 영적 자본은 사람들이 자신의 육체적인 개선을 하는 것처럼 인격적, 영적인 변혁에 집중한다.

– 강력한 가치는 어떻게 개인적인 변화를 일으키는지에 관한 인격적인 이야기에 자리 한다.

– 하나님께서 시민사회와 도시 재건의 영역 안에 일하고 계심을 신뢰한다.

– 건강한 공동체를 위한 일들에서 경험되거나 표현되어지는 강한 정서적인 부분들이 있음을 수용하고 감정feelings의 중요성을 인식한다.

– 자기 비움, 용서, 변혁, 배움을 위한 개방성과 위험감수의 가치들을 인정한다.

– 어느 지역에서나 거절당한 이들을 집중적으로 받아들인다.

– 사람들의 내적인 자원들과 그들의 문제에 있어서 해결책을 스스로 찾아낼 수 있음을 수용하고 종교적인 전통을 제외하지 않으면서 생각과 비전과 같은 무형의 유동적인 자본들을 구성한다(Baker and Skinner, 2006:11).

영적자본을 신학적인 개념으로만 국한 할 수 없다. 일반 경영학에서도 영성경영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다나 조하르(Danah Zohar)와 이안 마샬(Ian Marshall)은 영적자본은 경제적인 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이익을 만들어내는 가능성으로 사업과 같은 곳에서 의미와 가치를 던져주는 것이라 말한다. 그것은 인간의 영적인 부와 인간의 웰빙 두 가지 모두를 붙잡으면서 이익을 창출한다. 다나와 이안은 영적자본이 실제적으로 일반 기업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그 사례를 몇 가지 언급하는데, 예를 들어 Merck이란 제약 회사는 1990년대에 가장 존경받는 회사로 포춘지와 비즈니스 위크에서 선정되었다. 이 회사의 연간 매출은 167억 달러인데 그중 이익은 33억 달러이다. 그런데 15억 달러를 연구개발비로 투자하면서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Mevacor, 고혈압, 천식, 조류 독감과 같은 약을 개발하면서 전세계인의 건강 향상에 상당한 기여를 하게 된다. 더 나아가 1970년대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 강물에 있는 기생충으로 시각장애를 앓은 수천만의 사람들을 위해 Mectizan을 개발했는데 문제는 가난한 나라들에게 그 약을 팔아도 이익이 남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약 생산을 결정하고 2억 5천만 달러치의 약을 무상으로 공급했다. 그러한 결정을 가능하게 했던 것이 바로 영적자본의 힘인데, 그것이 의미와 가치를 더 고귀하게 여기도록 하기 때문이다.

영적자본이 사회자본의 한 부분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영적자본이 사회자본의 기반이 되는 것으로 의미, 목적, 비전을 공유하고 깊이 동의하면서 우리의 삶 안에서 우리의 행위적인 전략들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저자는 ‘영적자본은 영적지식과 개인 또는 문화에 적용할 수 있는 전문적인 기술의 양’이며, 영적인 것은 의미, 가치, 근본적인 목적이라 말한다. 영적자본만을 가지고서 도시의 재건과 기업의 실질적인 업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을 묶어주고, 그들에게 도덕적, 동기 유발적 프레임을 제공하면서 에토스 형성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이다.

사회자본과 논의 되는 또 다른 자본은 문화자본이다. 피에르 부르디외는 『구별짓기』에서 각 계층별로 어떻게 다른 삶의 유형과 방식을 습득하게 되는지를 설명하는데 그 배경이 되는 아비투스를 문화자본으로 이해하고 있다. 아비투스는 일정한 성향과 인지 틀로서 홍성민 교수는 크게 4가지로 설명한다. 첫째, 객관적으로 분류 가능한 실천들의 발생원리인 동시에 분류 체계로서 취향을 구별하고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이다. 둘째, 육화되어 있는 성향으로 실천과 인식을 조직하고 구조화하는 구조로서 계급의 구분과 사회적 정체성의 원리이다. 셋째, 일상적 경험의 인식으로 그 인식은 질서를 세워 상호관계에서 인지 판단을 가능케 한다. 넷째, 경제적 가능성과 불가능성의 한계 안에서 존재 양태에 고유한 규칙성에 적합하게 조정되는 실천 원리이다. 인간의 취향과 성향을 결정하는 아비투스가 사회적, 문화적 구조화된 산물이라면 충분히 그 성향이 조정가능 할 것이다. 그 방법은 주입, 사회적 조건화, 궤적 이 3가지이다. 특히 부르디외는 학교 교육을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여긴다.

위의 설명과 같이 교회가 가지는 영적자본, 신앙자본을 사회자본과 문화자본의 한 유형으로 볼 수 있다면 영적자본을 통해 도시의 재건에 일정부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영적자본의 외형적인 모습들을 보면, 먼저 개인적인 예배, 기도, 묵상으로 이는 죄, 용서, 치유에 관한 기억과 인식 그리고 삶에 관한 구체적인 축제와 기념들인데 이들은 개인과 공동체의 변화를 가져올 뿐 아니라 이웃을 사랑하고 낯선자를 돌보는 인간의 존엄성과 사회정의를 추구한다. 영적자본이 사회자본에 대한 독특하고 중요한 공헌은 신앙이 실제적인 지역의 참여에 있어서 활동적인 기능을 한다는 점이다. 신앙자본은 그 자체로 언어이자 실천으로 도시 재건의 정책에 있어서 깊은 영적이면서도 사회적인 차원에 도움을 준다. 교회 공동체는 지역 공동체의 연결을 강화하고 현실적인 필요를 채운다.

이 글은 새물결아카데미에 기고했던 글입니다.

글쓴이 김승환 목사는 현재 장로회신학대학교 기독교문화 박사과정에 있다. 존 하워드 요더로 석사논문을 썼고, 박사과정에서는 공공신학과 급진정통주의 관점에서 도시문제를 연구하고 있다.

 

참고문헌

Sebastian Kim. Editorial Special Issue—Public Theology and the City: Urban Theology as Public Theology, International Journal of Public Theology 2. 2008.

Christopher Baker. “Spiritual Capital and Economies of Grace: Redefining the Relationship between Religion and the Welfare State,” Social Policy and Society 11, 2012.
Danah Zohar and Ian Marshall. Spiritual Capital. Bloomsbury, 2004.

장시준. 『사회자본의 개념과 교육적 시사점』. 한국교육학술정보원, 2006.

홍성민. 『취향의 정치학: 피에르 부르디외의 구별짓기 해제』. 현암사,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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